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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피부 재생기술

2018-09-10(월)
저작권 자료 공개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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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내 리프로그래밍 기술

생체 내 리프로그래밍 기술
손상피부에 특정 DNA 주입
건강한 조직 재생에 성공

이식이나 줄기세포 배양 등 복잡한 수술 없이 새살 돋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솔크연구소

생체 내 리프로그래밍 방식으로 피부 궤양을 앓는 쥐를 치료

네이처 발표

세포치료 종류별 장단점

직접교차분화 | 체세포에 역분화 DNA 주입, 다른 세포로 직접 전환 | 암 유발 가능성 봉쇄 | 특정 세포로만 전환
성체줄기세포 | 특정 장기나 조직에서 추출 | 생명윤리 문제 없음 |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만 분화 가능
배아줄기세포 | 난자에 체세포핵 주입 수정란 만든 뒤 배양 | 모든세포로 분화 가능 | 채취 어렵고 생명윤리 논란
역분화줄기세포 | 체세포에 역분화 DNA 주입 만능줄기세포로 되돌림 |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 | 암 유발 가능성

피부 궤양처럼 피부의 여러 층에 깊숙이 퍼진 상처를 치료하려면 이를 덮기 위해 주변 피부를 떼어 이식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궤양 면적이 넓은 경우 이식에 필요한 멀쩡한 피부 조직을 현실적으로 구하기 힘들었다.

이처럼 이식할 피부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면 환자 피부줄기세포를 몸 밖으로 분리한 뒤 이를 배양해 환자에게 다시 넣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세포 분리·배양·이식까지 거치다 보면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고 환자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염려가 컸고 수술이 효과적일 것이란 보장도 없었다. 이에 연구를 주도한 솔크연구소 벨몬테 박사 연구팀은 상처 회복의 핵심이 성숙한 기저 각질형성세포를 상처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라는 데 착안해 상처 주변 세포를 각질형성세포로 전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보통 상처가 깊고 넓으면 기저 각질형성세포도 파괴돼 건강한 새살이 돋아나지 않는다. 상처를 봉합하거나 염증을 막는 땜질식 처방은 가능하지만 건강한 피부 재생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연구팀이 네 가지 리프로그래밍 유전자(단백질과 RNA 분자)를 몸속에 넣자 상처 주변 세포가 기저 각질형성세포로 바뀌고 18일 안에 새 피부가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3~6개월이 흐르자 이 피부는 거의 정상 조직 상태를 회복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 내 리프로그래밍 방식으로 피부 재생의 길을 연 것으로, 앞서 2016년 생체 내에서 늙은 피부세포를 젊게 회춘시킨 데 이어 이번엔 3차원 피부 조직 전체를 복구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벨몬테 박사는 “개별 유형의 세포를 재생시키는 차원을 넘어 피부와 같은 완전한 조직 전체를 재생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단순히 피부 재생뿐 아니라 노화에 따른 조직 손상 등 모든 질병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원래 인간 세포 하나하나는 타고난 운명처럼 각자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늙거나 망가져도 그 빈자리를 주변 세포가 메울 수 없다. 그런데 벨몬테 박사 연구팀이 이번에 사용한 리프로그래밍 기술은 마치 컴퓨터를 재부팅하듯 이미 운명이 정해진 세포를 줄기세포 같은 상태로 되돌려 환자가 필요로 하는 세포로 전환시킬 수 있다. 성체줄기세포의 제한적인 분화 능력, 배아줄기세포의 윤리 논란, 역분화줄기세포(iPSCs)의 악성종양 유발 등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법이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더글러스 맬턴 교수가 당뇨병에 걸린 쥐의 췌장에서 질병 세포를 정상 세포로 바꿔 인슐린이 분비되게끔 만든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눈, 간, 심장 등 거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서 그 가능성이 확인됐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리프로그래밍 전 과정을 체내에서 진행하려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게 바로 벨몬테 박사 연구팀이 활용한 생체 내 리프로그래밍이다. 몸 밖에서 세포를 배양하거나 조작을 가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안전성 우려가 큰 반면, 몸 안에서 이런 작업이 진행되면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김정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생체 내 리프로그래밍은 세포를 피부나 장기 안에 그대로 둔 채 질병 관련 세포만 정상 세포로 바꾼다"며 “세포는 배양 조건이 중요해 한번 몸에서 떠나면 다시 이식할 때 이상 반응을 보일 위험이 있지만 체내에서 이런 작업이 이뤄지면 세포가 자라는 미세 환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